암논을 죽인 압살롬은 도망하여 그술 왕 암미훌의 아들 달매에게로 갔습니다. 한 나라의 왕자가 망명한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윗왕은 압살롬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점점 간절해졌습니다. 그런 다윗의 마음을 알았던 요압 장군이 드고아에 있는 지혜로운 한 여인을 데리고 와서 다윗왕에게 보냅니다. 

크게 보면 지금 불편한 왕과 왕자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요압이 다리를 놓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 요압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압살롬 때문에 심기가 불편한 다윗왕을 위해서 순수한 마음으로 그가 이렇게 다리를 놓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압은 그렇게 순수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내일 본문인 25절을 보면 압살롬의 외모가 출중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능력이 있었던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그를 알아보고 나중에 압살롬이 왕위를 물려받으면 계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였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입니다. 

요압 장군이 그 여인을 보내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라고 시킵니다. 

그 여인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들에서 싸우다가 한 아들이 다른 아들을 쳐 죽이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안 친척들이 남은 아들을 내어놓으라고 한다는 것이죠. 죄를 지은 그 아들을 죽이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이 과부인 어머니 입장에서 보면 한 아들도 죽었는데, 친척들이 남은 아들도 죽인다고 하니 너무 두렵다는 것이죠. 남은 아들이 잘못하긴 했지만 자신의 아들이고, 유일한 상족자이기 때문입니다. 친척들이 이 아들도 죽여서 그녀의 남은 남편의 유업을 잊지 못하게 하려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 여인의 이야기를 들은 다윗이 약속합니다. 누구든지 너를 위협하거든 그를 왕에게 데려오라는 것이죠. 내가 그녀를 보호해 주겠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때 이 여인이 다윗에게 말합니다. (13절) 

이야기의 핵심이 무엇입니까? 바로 왕이 지금 그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다윗왕은 결국 압살롬을 데려오게 합니다. 순수한 동기는 아니더라도 아무튼 요압에 의해서 다윗왕과 압살롬이 관계를 개선하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오늘 본문에서 이 드고아 여인의 말속에서 한 가지 살펴보면 좋을 것 같은 말씀이 있어 나눕니다. 이 여인의 지혜로운 말이 14절에 나옵니다. 

물을 쏟으면 다시 담을 수 없듯이 사람이 죽으면 돌아올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의미일 것입니다. 죽은 암논은 어쩔 수 없지만 살아있는 압살롬과의 관계는 회복해야 되지 않겠는가라는 의미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을 새번역성경으로 보면 이 여인은 굉장히 강하게 말합니다. 

“왕이 어떻게 그처럼 그릇된 일을 하셨습니까? 이러한 처사는 지금까지 이 종에게 말씀하신 것과는 다릅니다. 이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갓 여인이 절대권력을 가진 왕에게 어떻게 이렇게 얘기할 수 있지?‘라고 생각할 만큼 강하게 얘기합니다. 물론 다윗은 하찮은 한 여인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는 인격을 가진 왕이었습니다. 더불어 이 여인의 지혜로운 말로 인해 결국 한 나라의 왕인 다윗과 왕자인 압살롬의 관계가 회복되었습니다. 

혀를 잘 못 놀려서 관계를 악화시키는 일들이 굉장히 많은데 오늘 우리에게 주신 입술의 권세로 불편한 관계를 회복시키고,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하루 우리의 입술을 성령께서 주관해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임창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