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어제에 이어 블레셋과의 전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요나단의 역할로 인해 전세가 이스라엘로 넘어오게 됩니다. 전쟁터에 법궤를 가져올 만큼 다급했던 사울이 이제는 병사들을 향해 일방적인 명령을 내립니다. (24절)

전투가 끝날 때까지 아무 음식물이든지 먹는 사람은 저주를 받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24절을 보시면 이 명령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피곤하였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먹지를 못하니 배고프고 기운이 없게 된 것입니다. 

왜 사울은 이런 명령을 내렸습니까? 24절 중간에 보시면 “저녁 곧 내가 내 원수에게 보복하는 때까지”라고 나옵니다. 즉 사울은 보복에 눈이 멀었습니다. 아마도 사울이 왕이 되고 난 후에도 계속된 블레셋의 침공으로 인해 왕권이 불안불안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가운데 감정이 쌓여갔던 것입니다. 사울은 왕권이라는 공적 권력을 자신의 사적 감정을 해소하는데 썼다는 것입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이 이야기를 들은 요나단의 말입니다. (29절)

자신은 아버지의 명령을 모르고 꿀을 조금 먹었는데, 그것만으로도 기운을 찾고 힘을 얻었는데, 온 백성이 탈취물로 음식을 제공 받았다면 얼마나 더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나중에 탈취한 가축들을 잡아먹는데, 너무나 굶주린 나머지 짐승을 피째 먹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이것은 율법에서 철저히 금하고 있는 조항이었습니다. 

심지어 사도행전 15장을 보시면 예수님 승천후 복음이 이방땅에 전해지면서 생긴 신학적 문제를 정리하는 예루살렘 공의회에서도 짐승을 피째 먹는 일은 금하자고 결의한 바 있습니다. (피를 멀리하라)

사울왕의 섣부른 결정, 개인적 감정에 의해 내린 결정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게 한 것입니다. 

그는 이런 명령을 내리는데 아무런 설명이 없었습니다. 만약 사울이 이렇게 이야기 했다면 어땠을까요?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가 너무 좋다. 블레셋은 우리 민족을 늘 괴롭혔던 민족인데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좋은 기회를 살려서 이번에 뿌리를 뽑자. 그러려면 배가 좀 고프고 고통스러워도 참고 이겨 봅시다. 오늘의 고통이 내일의 자유를 보장할 것입니다.” 

이렇게 얘기했다면 백성들도 참고 인내하지 않았을까요? ..

하지만 사울은 어떤 설명이나 설득도 없이 일방적으로 규칙을 정하고 따라오라고만 했습니다. 

여러분, 이게 율법주의자들이 가진 태도입니다. 하나님께서 율법을 주셨을 때는 뜻이 있고,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그냥 규칙이니까 지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강압적인 힘의 논리로 강요받은 규칙은 언제든지 파기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릴적 너무 규율을 강조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아이가 자라서는 극단적인 자유주의자가 되는 경우들을 종종 봅니다. 

그러기에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들이 있다면, 집안에서 어떤 규칙을 정할 때 아이들에게 물어보시고 동의를 구하십시오. 부모님의 일방적인 규칙은 반감을 사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왜 이렇게 지켜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하시고, 그 아이의 동의하에 규칙을 정하십시오. 그러면, 그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체벌을 해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왜입니까? 그 아이도 그 규칙에 동의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일방적으로 만든 규칙들을 아이들이 지키지 않는다고 체벌을 한다면 아이들 마음에는 반감이 생길 것입니다. 

오늘 사울을 반면교사 삼아서, 우리는 율법에 기초한 삶이 아니라 복음에 기초한 삶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임창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