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의 주된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이 사무엘에게 자신들을 다스릴 왕을 세워줄 것을 요청하는 장면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이 왕을 요구하게 된 이유를 본문 1절에서 5절까지를 보면 알 수 있는데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사무엘을 이어 사사가 되었던 사무엘의 아들들이 행한 부패 때문이었습니다. 사무엘이 고령이 되자 그의 아들들을 새로운 사사로 세웠지만 사사가 된 그들은 아버지처럼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전하고 신앙과 행실의 모범을 보임을 통해 하나님의 대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그 반대로 ‘이익을 따라 뇌물을 받고 판결을 굽게’하는 악을 행하여 하나님과 사사라는 이미지에 먹칠을 할 것입니다.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사가 아닌 자신들을 다스릴 왕을 요구하게끔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 땅에 사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의 삶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 가는 매우 중요하게 다가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성도는 ‘하나님의 대사’라고 이야기합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대신해 하나님을 보여주는 대표자라는 말입니다. 우리 삶속에서 나타나는 말과 행동과 마음을 통해서 사람들은 하나님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해가 갈수록 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일 수 있지만 그 가운데 세상에 비추어진 우리의 모습이 어떠했는가를 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문 속 요엘과 아비야의 모습이 지금의 우리의 모습은 아닌지 그래서 사람들은 더 이상 교회를 찾지 않고 하나님을 믿지 않으려 하지는 않는지 말입니다.  

두 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백성들이 왕을 요구한 이유는 바로 주변 국가들이 다 그렇기 때문이라는 논리입니다.

본문 5절을 표준 새번역 성경에서는 ‘그러므로 이제 모든 이방 나라들처럼, 우리에게 왕을 세워 주셔서’라고 번역하면서 모든 나라가 과연 어떤 나라들인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선민이었던 그들이, 그래서 하나님만을 믿고 의지하며 그 다스리심을 따라야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금 하나님이 아닌 이방민족들의 방법을 따르겠다고 하는 말이 아닙니까?

물론, 주변 국가들과의 외교를 비롯하여 전쟁에 관련된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왕을 중심으로 한 이방국가들의 중앙집권적인 체제가 더 효율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였을까요?

출애굽기 32장을 보면 여러분도 잘 아시는 금송아지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출애굽 후 시내산에 올라갔던 모세가 더디 내려오자 백성들이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백성들은 그들을 인도하던 모세가 그들 눈에서 보이지 않자 불안해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눈에 보이는 신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들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의지하며 따랐다면 모세의 부재가 과연 문제가 되었겠습니까? 그들을 인도하시고 보호하시고 약속을 성취하실 분이 하나님이라는 믿음과 확신이 있다면 눈에 보이는 금송아지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했겠냐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속 이스라엘 백성들이 왕을 요구하는 이유도 그 밑바탕에는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신뢰하는 마음이 부족했던 것이었습니다. 사사들의 부패가 싫었던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다스림 속에서 사는 것보다 자신들에 눈에 보이는 믿을 만한 왕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백성의 마음의 중심을 아신 하나님은 사무엘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백성이 네게 한 말을 다 들으라 이는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  

성도여러분,,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를 다스리시고 인도하실 수 있는 분은 하나님 한분뿐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믿으시고 감사하시면서 기뻐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의 왕이 되시는 하나님의 보호아래 거하실 수 있기를 원합니다.

세상 그 어떤 것에도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일편다심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실 수 있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홍기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