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2 편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여두둔의 법칙에 따라 부르는 노래
1   나의 1)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
2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크게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3   넘어지는 담과 흔들리는 울타리 같이 사람을 죽이려고 너희가 일제히 공격하기를 언제까지 하려느냐
4   그들이 그를 그의 높은 자리에서 떨어뜨리기만 꾀하고 거짓을 즐겨 하니 입으로는 축복이요 속으로는 저주로다 (셀라)
5   나의 영혼아 2)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6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7   나의 구원과 영광이 하나님께 있음이여 내 힘의 반석과 피난처도 하나님께 있도다
8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셀라)
9   아, 슬프도다 사람은 입김이며 인생도 속임수이니 저울에 달면 그들은 입김보다 가벼우리로다
10   포악을 의지하지 말며 탈취한 것으로 허망하여지지 말며 재물이 늘어도 거기에 마음을 두지 말지어다
11   하나님이 한두 번 하신 말씀을 내가 들었나니 권능은 하나님께 속하였다 하셨도다
12   주여 인자함은 주께 속하오니 주께서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심이니이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지금 시인이 어떤 처지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시인이 사는 세상은 어떤 세상입니까? 

먼저 3절을 보면 서로가 서로를 죽이려는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서로 높아지려고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거짓을 꾀하고, 겉으로는 축복을 말하지만 속으로는 저주를 말하는 세상입니다. (4절)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도 비슷하지 않습니까? 

시인이 살던 시대처럼 대놓고 사람을 죽이지는 않지만, 모든 가치판단을 자본으로 하지 않습니까? 자본이 사람의 생명보다 귀하게 여겨지는 시대입니다. 

맘몬이 우상된 시대 속에서 우리는 이웃을 잃어버렸고, 진실한 관계를 잃어버렸습니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실패자로 취급받는 사회입니다. 

그런데 이런 세상 속에서 살면서도 시인이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바로 고요함 속에서 만나 주시는 하나님때문이었습니다.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1, 5절)

“잠잠히” 너무나 귀한 말씀입니다. 

“침묵”은 기독교 전통 속에서 귀중한 영성훈련의 도구였습니다.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엄청난 승리(이방의 선지자 850:1)를 거둔 후 이세벨의 뜻하지 않은 반응에 갑자기 낙심하게 됩니다. 이런 엄청난 승리를 거뒀으니 세상이 바뀔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이세벨이 자신을 죽이겠다고 하니까 낙심하게 되고 하나님께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까지 합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그에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는 엄청난 바람 속에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후 천지를 진동하는 지진이 일어나는데 그 지진 가운데에서도 계시지 않았습니다. 지진 후에 불이 나타났으나 거기에도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세미한 소리가 나타나는데 바로 그 세미한 음성으로 하나님께서 그에게 나타나십니다. 

우리는 침묵 속에서 나의 내면을 살피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 수 있습니다. 

침묵 속에서 내가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으며, 내 마음을 동기를 진실하게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만이 나의 반석이시오, 나의 구원이시오, 요새이심을 알게 되고, 그때 내 삶은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게 된다고 믿습니다. (2, 6절)

그런데 우리가 사는 도시적 삶 속에서는 이런 침묵을 경험하기가 힘듭니다. 소리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외부로부터 들려오는 물리적 소리, TV소리, 음악소리... 그것뿐입니까? 내 내면으로부터 들려오는 수많은 소리들도 있습니다. 걱정과 염려의 소리, 욕망의 소리, 외로움의 소리...

그래서 우리는 침묵을 찾아가야 합니다. 잠잠히 하나님을 바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 시간이 아침 시간이든지, 일과를 마친 밤이든지 상관없습니다. 그 침묵의 시간을 마련하십시오. 

시인은 다시 권면합니다. 8절입니다.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이런 세상 속에 살면서 우리의 마음이 어떻습니까? 고정되어 있습니까? 아니요.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이 변합니다. 그래서 시시때때로 위를 쳐다보지 않으면 금방 세상 물결에 휩싸여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매 순간순간 의식적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밥을 먹으면서, 차를 마시면서, 일을 하면서도 그분을 바라봄으로,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든 자리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시간들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