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1 편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현악에 맞춘 노래

1   하나님이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시며 내 기도에 유의하소서
2   내 마음이 약해 질 때에 땅 끝에서부터 주께 부르짖으오리니 나보다 높은 바위에 나를 인도하소서
3   주는 나의 피난처시요 원수를 피하는 견고한 망대이심이니이다
4   내가 영원히 주의 장막에 머물며 내가 주의 날개 아래로 피하리이다 (셀라)
5   주 하나님이여 주께서 나의 서원을 들으시고 1)주의 이름을 경외하는 자가 얻을 기업을 내게 주셨나이다
6   주께서 왕에게 장수하게 하사 그의 나이가 여러 대에 미치게 하시리이다
7   그가 영원히 하나님 앞에서 거주하리니 인자와 진리를 예비하사 그를 보호하소서
8   그리하시면 내가 주의 이름을 영원히 찬양하며 매일 나의 서원을 이행하리이다

시편은 시의 형태로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시는 이해하기보다 느끼는 것이라 했습니다. 느끼려면 많이 읽어봐야 합니다. 하루를 지내면서 그날 아침에 읽은 말씀을 펴서 여러 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어느 순간 그 말씀이 내 삶에 박힐 것입니다. 

지금 시편 61편의 시인은 하나님의 성전에서 멀리 떠나 이방사람의 땅 또는 예루살렘 성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수난을 당하고 있음을 2절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땅끝에서부터 주께 부르짖으오리니”

여러분,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땅에서 이민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아십니까? 그것도 지금처럼 이런 세상이 아니었습니다. 고대사회에서 이방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대부분 노예나 아니면 가장 하층민의 삶을 살 가능성이 많은 사회입니다. 

더군다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 임재의 상징인 예루살렘 성전을 더 이상 갈 수 없다는 것은 단순히 고향을 떠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어떤 면에서 그들의 영적인 고향을 잃어버린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시인은 그런 상황에서도 3~4절의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주는 나의 피난처요, 견고한 망대이십니다. 내가 영원히 주의 장막에 머물며 내가 주의 날개 아래로 피하리이다”

비록 하나님의 임재 상징인 성전은 더이상 볼 수 없지만 시인은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하나님이 자기 곁에 있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에게는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시인이 믿는 하나님은 그의 “피난처”요 “견고한 망루”요, 그를 안전하게 인도하신 분이십니다. (3절) 

4절에 말한 “주의 장막”이란 말, “주의 날개”란 말이 모두 3절에 나온 “피난처”와 “견고한 망대”란 말과 같은 뜻을 가진 말입니다. 

이 시인은 비록 “땅끝”이라 할 수 있는 먼 지방에 유배당했거나 포로생활을 한다고 해도 거기에 하나님이 자기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는 원수들이 주는 어떤 위험에서도 안전하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에 적용해 보십시오. “땅끝”이 어떤 물리적인 공간이라기 보다도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세상이라고 봐도 무관할 것입니다.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무신론적 세계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는 그 세상, 바로 그곳이 땅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여러분에게는 땅끝이 어디입니까?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한 명도 없는 불신자들로 구성된 직장에서 홀로 신앙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면 거기가 땅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족 중 아무도 믿지 않고, 홀로 신앙생활 해야 한다면, 바로 거기가 땅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바로 그곳이,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의 피난처 되심을, 그분이 우리 인생의 견고한 망대가 되심을 더 경험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저도 제 인생을 돌아볼 때, 땅끝의 경험이 있습니다. 정말이지 의지할 사람이나 나를 도와줄 이가 아무도 없을 때, 그때 더 하나님을 생생하게 만난 것 같습니다. 혹시 우리 중에 인생의 땅끝에 계신 분들이 계십니까? 여러분에게 시편 61편의 고백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주길 소망합니다. 

임창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