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절을 보면 시인의 삶은 마치 하나님께서 자신을, 자기 민족을 버리신 것과 같은 처지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시인의 마음은 10절에도 나오고 있습니다. 

10절 “하나님, 우리를 정말로 내버리신 것입니까? 주께서 우리의 군대와 함께 나아가지 않으시렵니까?”

이 시인이 지금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불신앙적인 태도입니까? 아닙니다. 지금 분명 시인은 굉장히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 조차도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음을 믿기에 하나님께 부르짖는 것 아니겠습니까? 

출애굽기 32장을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주여, 우리와 함께 올라가지 않으시려거든 우리를 이곳에서 올라가지 말게 하소서. 가나안 땅 점령을 포기하게 하소서” (출 32:14~15)

모세가 시내산에 가서 40일 있는 동안, 초조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다리지를 못하고 금송아지 우상을 만듭니다. 그 모습을 본 하나님께서는 이 민족 전체를 멸절하고 모세를 통해 새로운 민족을 일으킬 것을 말씀합니다. 그때 모세가 하는 말입니다. 이 말씀이 불순종적인 말입니까? 아니면 어린아이가 떼를 쓰는듯한 말씀입니까?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전적으로 자신의 삶이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고백하는 시입니다. 1~3절의 말씀도 그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꼭 인생이 잘 풀릴 때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자신을 버린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지금 그런 상황이 된 이유를 하나님 앞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게 신앙 아닙니까? 인생이 잘 풀려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도 중요한 신앙이지만, 인생이 꼬이고 힘들 때도 그 인생의 의미를 하나님 안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 이것도 굉장히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제 동료 목사들중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습니다. 어떤 친구는 교회에서 말도 안되는 이유로 쫓겨나고, 어떤 친구는 건강을 잃고...

하나님, 정말 저들을 버리셨습니까? 도대체 왜? 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여러분들 중에도 이런 상황에 놓여 있는 분들 계시지 않습니까? 하나님 앞에 탄식할 수 밖에 없는 그 상황, 그 속에서 하나님 앞에 부르짖을 때, 그것을 하나님은 기뻐하십니다. 그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4~5절에서 시인은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 주께서 사랑하는 사람을 구원하여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10절에서 시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를 버리지 아니하셨나이까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 군대와 함께 나아가지 아니하시나이다. 우리를 도와 대적을 치게 하소서. 사람의 구원은 헛됨이니이다.”

사람의 구원이라는 것이 헛되다고 고백합니다. 

전문가라고 다 알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전문적인 분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모르는 게 더 많다는 걸 느낍니다. 이게 학문하는 사람들의 솔직한 고백입니다. 

이런 인간의 삶을 이해하면서 우리도 12절의 고백을 함께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용감하게 행하리니 그는 우리의 대적을 밟으실 이심이로다.”

오늘 하루도 그분을 의지하며, 그분과 함께 하는 하루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