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들은 성경을 읽을 때 구약에 가진 편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구약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은 무자비하고, 심판의 하나님이시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구약에서 보는 하나님은 사랑과는 거리가 먼 분, 아니면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굉장히 엄격한 분으로만 인식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주후 180년 경 로마에서 신학적 활동을 했다는 마르시온이라는 사람이 구약을 이렇게만 보고 기독교 경전에서 구약성서를 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신약성서 속에서 구약을 인용하거나 구약에 나오는 사상이나 개념 같은 것은 일부러 삭제해 버리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것이 초기 기독교 이단 중 하나였던 소위 마르시온주의입니다. 

그러나 구약을 보면 곳곳에 하나님의 사랑, 헷세드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모릅니다. 시편 속에 하나님의 사랑(헷세드)이 23회나 사용될 만큼 이스라엘 시인들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노래와 찬양, 그리고 이 헷세드를 의지하고 모든 수난에서 건짐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구약에는 하나님의 구원행위를 강하게 말하고 있는데요, 이 구원 행동은 항상 인간을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사랑 때문이라는 것을 밝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시편 59편에서도 하나님의 사랑의 심정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분은 시인의 고통을 보고만 있을 수 없고 그 고난의 부르짖음을 듣고만 있을 수 없는 사랑의 심정을 가지고 계신 분이심을 보여줍니다. 

시편 59편의 시인은 지금 수난 중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원수에게서“, ”즉 “치려는 자”(1절), “악을 행하는 자”, “피흘리기를 즐기는 사람”(2절) 그리고 “강한 자”(3절), “악을 행하는 모든 자들”(5절)의 모함, 흉계, 횡포, 간사, 저주와 독설 등에서 심히 괴로움을 당한 사람입니다. 이런 생명의 위기 속에서 부르짖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자기 사정을 알리는 시인의 호소는 원수의 핍박 때문이라 하겠지만, 그 수난을 하나님께 호소함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의지심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9~10절에서 시인이 승리를 확신하고 장담한 이유가 있음을 밝힙니다. 이 하나님은 그가 항상 쳐다볼 힘인 동시에 또 자기의 수난의 장소에까지 친히 찾아주시는 사랑의 하나님이심을 믿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인의 간구는 시인 개인의 감정도 있겠지만, 하나님의 공의가 이루어지길 소망하는 마음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13절에서는 “하나님이 야곱 중에서 다스리심을 땅끝까지 알게 하소서”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만민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통치를 알게 해 달라는 간구입니다. 

그리고 나서 16~17절까지 다시 한 번 더 하나님에 대한 고백을 하면서 시를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주는 나의 요새, 피난처입니다. 그분은 나를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 고백이 저와 여러분의 고백이 되길 바랍니다. 저와 여러분의 인생에서, 특별히 광야를 지날 때 그분의 도우심을 통해 한고비 한고비를 넘기면서 이 고백이 진정한 저와 여러분의 고백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