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편의 시인은 시를 시작하자마자 굉장히 격앙된 어조로 하나님께 응답해 달라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1~2절) 

더불어서 6~7절을 보면 자신이 만약 비둘기와 같이 날개가 있다면 사람 사는 세상을 떠나서 광야에 머무르고 싶다고 말합니다. 

여러분, 우리도 삶이 힘들면 산에 들어가서 살고 싶다고 하지 않습니까?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를 보면, 그렇게 산에 들어가 홀로 사는 사람 중에 많은 분들이 사기를 당하거나 이혼의 아픔, 건강의 상실과 같이 인생의 어려운 시기를 겪고 들어간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지금 시인이 머무르고 싶다는 광야는 우리나라 산과는 전혀 다른 곳입니다. 이스라엘의 광야는 죽음의 땅입니다. 인간이 살아갈 때 필수적인 물이나 양식을 구할 수 없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런 곳에 들어가서 살고 싶다는 것은 지금 시인의 상황이 얼마나 괴롭고 힘든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그 죽음의 땅에 들어가서 혼자 죽는다고 해도 지금 상황보다는 낫겠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무엇 때문에 이런 고백을 하는 것일까요? 왜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입니까?

9, 11절을 보시면 지금 시인이 살아가는 곳에 ‘강포(폭력)와 분쟁’이 난무하고 ‘억압과 속임수’가 판을 치고 있었습니다. 불의한 자들의 폭력과 멸시가 얼마나 심했는지 9절에서 시인은 그들을 멸해 달라고, 그들의 혀를 잘라 달라고 하나님께 부르짖고 있습니다. 얼마나 괴로웠으면 이렇게 하나님께 탄식의 간구를 하고 있겠습니까?

더불어서 시인이 광야로 날아가서 살고 싶다고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나옵니다. 12~14절을 보시면 바로 사람들의 배신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인을 배신한 사람들은 그와 상관이 없거나 시인을 싫어하는 원수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바로 시인의 친구였으며 동료였습니다. 그것도 가까운. 

그리고 그들은 인간적으로만 친한 사람이 아니고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동료였음을 14절은 말해 주고 있습니다. 14절의 말씀을 새번역성경은 이렇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함께 두터운 우정을 나누며 하나님을 사람들과 어울려 드나들던 너라니“

시인은 어찌 그런 친구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이처럼 악한 일을 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며 괴로워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의 상처라는 것은 그 사람을 향한 기대감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내가 저 사람을 이 정도로 가까운 존재로 생각하니까 저 사람도 나를 그만큼 사랑하겠지? 그런데 그 부분이 채워지지 않으면 상처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인생을 살면서 이런 경험들을 한 두 번 하지는 않았습니까? 

이런 일들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은 의지하거나 신뢰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사랑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연약함, 불완전함을 보면서 결국 하나님만을 온전히 의지하기로 결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사람을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지는  않습니까? 믿었던 영적 지도자, 부모, 배우자, 자녀, 친구로부터 받은 상처와 실망을 하나님께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우리 주님께서 우리가 겪은 그런 배신의 경험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가장 믿었던 제자 유다에 의해 배신을 당하고 원수의 손에 넘겨졌으며, 급기야 죽음을 당했습니다. 유다는 제자들 중 회계를 맡았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회계를 맡는다는 것은 가장 신뢰해야지 가능한 일입니다. 그만큼 예수님께서 믿으셨고 아끼셨던 제자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제자에 의해서 배신을 당한 것이죠. 혹시 여러분 중에 그런 배신의 경험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우리 주님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우리의 이웃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임창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