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가 사람의 생명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리고성을 치기 전에 정탐꾼을 보내는데, 정탐꾼을 알아본 여리고 군사들이 라합의 집에 찾아옵니다. 그러자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가졌던 라합이 정탐꾼들을 숨겨주고 도망갔다고 합니다. 그 말 한마디에 그들은 살아나고 나중에 라합도 살게 됩니다. 

반면에 오늘 시편 52편의 배경이 되었던 도엑의 이야기에서는 도엑이라고 하는 한 사람의 말 때문에 제사장 아히멜렉과 85명이나 되는 하나님의 제사장들이 죽게 됩니다. 다윗이 사울의 추격을 피해 도망자 생활을 할 때, 놉이라는 곳에 이르게 됩니다. 거기에서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도움을 청하고 다윗의 무죄를 알았던 그는 성소의 떡과 골리앗의 칼을 주게 됩니다. 그런데 그 사실을 나중에 에돔이라는 사람이 사울에게 말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사장 아히멜렉과 85명의 제사장들이 죽음을 당합니다. 그 사실을 알고 다윗이 지은 시가 바로 오늘 시편 52편입니다. 

그래서 오늘 시편에도 말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2절에 ”네 혀가 심한 악을 꾀하여 날카로운 삭도같이 간사를 행하는도다“

4절에 ”간사한 혀여 너는 남을 해치는 모든 말을 좋아하는도다“

도엑의 말 한마디로 85명이나 되는 생명이 무참히 죽임을 당한 것에 대해 다윗은 엄청난 분노를 쏟아 냅니다. 

5절의 말씀을 새번역 성경은 이렇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너를 넘어뜨리고, 영원히 없애버리셨으면 좋으련만, 너를 장막에서 끌어내어 갈기갈기 찢어서, 사람 사는 땅에서 영원히 뿌리뽑아 버리실 것이다.“

굉장히 무서운 말이지요? 이 고백을 신약적 관점에서 판단하지는 마십시오. 

다윗이 얼마나 이 일로 분노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시발점은 도엑의 간사한 혀로 시작되었지만 결국 자기 자신 때문에 85명이나 되는 하나님의 제사장이 죽었으니 다윗도 엄청난 자책을 했을 겁니다. 

우리는 이 도엑의 이야기에서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도엑의 이야기에서 발생했던 극단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 삶에서도 말로 인해 발생하는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말 한 마디에 한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기도 하고, 더 비극적인 일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반면에 좋은 말로 생명을 살리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를 살면서 우리 광야의교회 성도들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말들이 퍼져가길 소망합니다. 

7절에는 악인이 가지는 특징을 말합니다. 

”저 사람은 하나님을 자기의 피난처로 삼지않고, 제가 가진 재산만을 의지하며, 자기의 악한 성품을 힘으로 삼던 자다“할 것이다. 

시편에서 말하는 악인은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흠이 많은 사람이라기 보다는 자기자신을 의지하고, 삶의 주체가 되어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자기자신을 믿고 의지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부정에서 시작하는 행위입니다. 그러기에 그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악인 것입니다. 

이런 악인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시인은 자기자신의 내면적 결단을 고백합니다. 

8절 ”그러나 나만은 하나님의 집에서 자라는, 푸른 잎이 무성한 올리브 나무처럼, 언제나 하나님의 한결같은 사랑만을 의지한다.“

여기서 의지한다는 것은 단지 내가 약하기 때문에 의지한다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인격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신실하시고 믿을만한 분이라는 인격적 신뢰에 기초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누구를 의지하면서 살아가시렵니까?

임창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