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가진 순기능이 있습니다. 여기서 종교는 샤머니즘이나 사이비 종교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고등종교를 말합니다. 종교는 인간의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인생의 본질을 깨우쳐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려면 반드시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서 얘기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죽음 넘어의 세상에 대해서는 여러분 각자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불교는 윤회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죽음과 삶을 끊임없이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내 삶에서 선을 행해야지 다음 생에는 더 나은 존재로 환생한다고 믿습니다. 

파키스탄에서 오랫동안 사역하신 선교사님을 통해 듣기로, 극단주의 이슬람주의자들이 자폭테러를 시킬 때 사람들을 회유하는 방법이, 그렇게 순교하면(그들에겐 순교라고 한답니다) 죽어서 미인들을 여러 명 아내로 둘 수 있다고 한답니다. 

물론 제가 아는 지식이 그들 종교가 가진 내세관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우리 기독교는 어떻습니까? 

오늘 본문의 시편은 죽음의 현실을 굉장히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인생의 지혜를 주고 있습니다. 

7절(새번역) ”아무리 갑부라 하여도 사람은 자기의 생명을 속량하지 못하는 법, 하나님께 속전을 지불하고 생명을 속량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생명을 속량하는 값은 너무나 엄청난 것이어서 아무리 벌어도 마련할 수 없는 것, 무덤에도 들어가지 않고 영원히 살지 않고서야 어찌 속전을 마련할 수 있으랴“ 

지극히 진리의 말씀 아닌가요? 

재벌이 정말 건강에 신경써서 개인 전담 주치의를 두고, 몇 천만원짜리 산삼도 먹고, 암에 걸려도 최신의학 치료를 받으면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요? 평균수명보다 10년 더 살까요? 아니면 아주 후하게 생각해서 20년 더 산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래도 죽는거죠. 모든 인간은 죽음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건강하건 병들건, 부자건, 가난한 이건, 젊은이건 노인이건 죽음을 피해갈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미련해서 이 땅에서 천년 만년 살 것처럼 생각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됩니까? 

11~12절(새번역) ”사람들이 땅을 차지하여 제 이름으로 등기를 해 두었어도 그들의 영원한 집, 그들이 영원히 머물 곳은 오직 무덤뿐이다. 사람이 제아무리 위대하다 해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으니, 멸망할 짐승과 같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면, 숨이 딱 넘어가는 순간, 우리는 이 세상의 모든 것과 이별합니다. 현재라는 시간, 내 가족, 내가 모은 재산... 이 모든 것은 나와 상관없는 것이 됩니다. 

이 시인은 재물 그 자체가 나쁘다 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의지하는 사람이 어리석다고 말하는 것입니다.(6절). 재물을 가지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 그것이 영구히 자기의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어리석다고 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왜 이렇게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요? 죽음의 허무성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사람만이 삶의 참된 의미를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죽음을 염두해 두면서 가난하고 연약한 자들을 향해 권면의 말을 하고 있습니다. 

16~17절(새번역)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되더라도, 그 집의 재산이 늘어나더라도, 너는 스스로 초라해지지 말아라. 그도 죽을 때에는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며, 그의 재산이 그를 따라 내려가지 못한다.“ 

가난하다고 초라해지지 말라는 것입니다. 죽음의 때가 가까울수록 모든 사람들이 똑같아 진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동시에 부자라고 교만하지 말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들이 많이 해결 될 것입니다. 

임창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