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12월 한 달간 시편 말씀을 묵상하게 됩니다. 오늘은 42편입니다. 

시는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편의 말씀을 많이 읽는 것이 시편을 잘 읽는 것입니다. 일하다가 짬이 날 때마다 그날의 시편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그 숱한 핍박 속에서 물고기(익투스)표시를 통해 서로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암호로 삼았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물고기 표시와 더불어 사슴표시를 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신앙 때문에 받는 엄청난 고난 앞에서 하나님을 향한 갈망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죠. 

오늘 1절의 말씀을 새번역 성경으로 읽어보면 더 시인의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나님, 사슴이 타도록 목말라 시냇물을 찾듯, 내 영혼이 주님을 찾아 애태웁니다.”

목이 마른 사슴, 그것도 암사슴, 새끼를 배었거나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암사슴의 경우, 그 애태움이 더 심각하다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팔레스타인의 기후를 생각할 때 아무 데서나 물을 구할 수 있는 한국 사정과는 다른 것이지요. 

이렇게 하나님께 목말라 함은 자기 경험에서 나온 것일까요? 아니면 단순히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고백일까요? 

이 시편 전체에 흐르고 있는 배경으로 보아 시인 자신은 말할 수 없는 신앙적인 고난을 당하고 있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4절을 보면, 그는 정상적인 예배 공동체에서 축출되어 그 자신은 원치 않는 먼 곳으로, 그것도 야웨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 수도, 그 이름을 찾아 성소에 모일 수도 없는 이방 지역에 던져진 사람 같습니다. 

그는 분명히 과거 어느 한때 예루살렘 성소에서 그 예배 공동체에서 어떤 지도적인 역할을 해오던 사람이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그러한 환경에서는 완전히 차단된 사람입니다. 마치 예배가 완전히 말살된 북한 땅에서 신앙을 지켜오는 소수의 그리스도인들의 경우를 연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 시인은 단순히 예배드릴 성전이 없다든가, 예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주위에는 그의 생활에서 신앙 자체를 말살해 버리려 하고, 그의 영혼에서 하나님의 아름까지도 없애버리려는 핍박을 당하기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알려주는 말씀이 3절과 10절에 나옵니다. 

이것은 시인의 원수들이 철저한 무신론으로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는 동시에, 이 하나님을 믿는 자기를 모욕하고, 시인의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짓밟는 것 같고, 사랑하는 자식을 자기 앞에서 죽이는 것 같은 가슴을 저미는 일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어쩌면 시인으로 하여금 마치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같이 하나님을 찾기에 갈급한 마음을 주었는지 모릅니다. 

이 시인은 하나님을 찾지 못해 고민했지만 이제 그 고통스러운 상황이 시인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향한 목마름으로 나아가게 만들었고, 결국 그분을 향한 찬양으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5, 11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가 시인이 살던 시대처럼 신앙 때문에 핍박을 받는다든지하는 고통스러운 현실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며 믿지 않는 시대 속에서 살아갑니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가슴 아파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절망감, 두려움이 우리에게 밀려올 때 이 말씀을 선포하면 좋겠습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임창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