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40~49장까지는 에스겔이 환상 중에 본 성전의 모습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전은 너무나 중요했습니다. 자신들이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확인해 주는 것이 두 가지 있었는데, 하나가 할례요, 하나가 성전이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성전은 단순히 건물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하나님 임재의 상징인 예루살렘 성전은 절대 무너질 수 없다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신념이 바벨론에 의해서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이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힘들었던 것은 눈에 보이는 성전이 무너졌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인 성전이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느냐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 생각해 보면, 성전이 성전인 것은 하나님께서 그곳에 임재해 계시기 때문입니다. 사실 솔로몬의 성전이 화려하다고 해도, 세계의 위대한 건축물에 비하면 규모 면에서 대단할 것이 없는 건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곳에 하나님께서 임재하시기에 그 성전은 거룩한 성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전에 계신 하나님보다 성전 자체를 더 중요하게 여겼던 것입니다. 그러니 그러한 성전은 무너지는 것이 마땅한 것이죠. 

아무리 거룩한 것이라고 해도, 하나님보다 거룩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아무리 귀한 것이라고 해도 하나님보다 귀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40~49장까지 에스겔이 본 성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성전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몇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첫째, 미래에 회복된 이스라엘 공동체가 직접 세울 성전의 설계도라는 주장입니다. 

둘째, 에스겔서의 성전은 천상에 있는 성전으로서 종말에 이 땅에 내려오는 성전이라는 주장입니다. 

셋째, 이 성전이 종말에 하나님의 주권에 의해 세워지게 될 성전이라는 견해입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십시오. 영이신 하나님에게 성전이라는 건물이나 공간이 필요하겠습니까? 

사실, 이 성전의 구조에 관한 말씀이 하나하나 뭘 의미하는지 알기는 굉장히 힘듭니다. 그래서 구조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그 의미를 이야기하는 것은 조심스럽습니다. 전체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28~47절까지는 성전의 안뜰을 소개합니다. 예루살렘 성전으로 보면 지성소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에스겔서에 나오는 성전의 특징중 하나는 벽을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벽이 없으니 어떻게 되겠습니까? 바로 일반 백성들도 바깥뜰에서 제사장들이 제사 드리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무슨 의미겠습니까? 이제는 일반 백성들도 하나님 앞에서 제사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제사장과 일반 백성이 구분이 있지만, 마지막 때, 하나님의 나라가 온전히 임할 때는 어떻겠습니까? 그런 구분이 없어집니다. 구약의 성전은 성과 속을 나누는 대표적인 건축물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는 그런 구분이 없어진다고 할 수 있지요. 

여러분 모두가 하나님의 거룩한 제사장입니다. 오늘 내가 하는 일이 거룩한 하나님의 일입니다. 오늘도 이 마음 가지고 여러분에게 맡겨진 일들을 기쁨으로, 성실히 감당하시기 바랍니다. 

임창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