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어제에 이어 애굽을 향한 하나님의 경고와 심판의 내용인데 이미 언급되었듯 애굽의 멸망 이유는 그들의 교만 때문이었습니다. 오늘의 본문 12절 후반부에도 보면 ‘그들이 애굽의 교만을 폐하며 그 모든 무리를 멸하리로다’라는 말씀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사람의 ‘교만’은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이토록 하나님이 ‘교만’을 싫어하시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교만’은 자기 스스로를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고 하나님의 존재까지도 잊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실체적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 2절에서도 보면 애굽은 자신들을 ‘사자’로 여겼으나 실상은 ‘큰 악어’에 불과했다고 증언합니다. ‘사자’에 해당하는 원어 ‘케피르’는 ‘젊고 패기 있는 용감하고 정의로운 통치자’를 의미합니다. 당시 애굽의 군사적 강대함과 경제적 풍요로움은 주변의 국가들 위에 군림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애굽을 굴복시킬 그 어떤 세력도 없는 최고의 위치에서 통치자가 되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의 애굽은 ‘실상 바다 가운데의 큰 악어’에 불과 했습니다.

더욱이 3절에 기록되었듯 하나님이 치신 그물에 포획되어 끌려 나올 수밖에 없는 보잘 것 없는 존재였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애굽은 바벨론에 의하여 철저하게 파괴되는 일이 일어납니다. 하나님 앞에서 교만했던 애굽이 온 천하에 들어나도록 수치스러움을 당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4절부터 16절은 애굽의 교만의 결과를 보다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비참한 말로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려움의 대상에서 무시의 대상으로, 강자요 포식자였던 위치에서 먹힘을 당하는 약자의 위치로, 피를 내게 하던 자가 피를 흘리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그들이 누렸던 모든 것을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되는 비참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애굽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자신들이 강하다고, 모든 것을 가졌다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교만의 것들이 하나 하나 철저하게 무너짐을 통해 실체가 아니었음을 허구였음을 깨닫게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본문은 이것을 행하시는 자가 누구인지를 분명하게 나타내기 위해 하나의 단어가 지속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그것은 바로 ‘내가’라는 단어입니다. 거의 모든 구절에서 ‘내가’라는 주어가 등장하면서 애굽의 교만을 벌하시는 자가 누구인지 동시에 그들의 교만으로 인하여 간과했던 가장 높이 계신분이 누구인지를 밝혀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비극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앞선 1절에서 16절까지가 애굽 멸망의 원인과 과정 그리고 그 결과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면 이어진 17절부터 32절은 애굽의 멸망이 정치적이거나 군사적 멸망에 그치지 않고 음부로 내려가는 영적 멸망까지 이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8절부터 21절은 애굽이 스올 곧 지옥 혹은 음부로 내려갈 것을 적고 있으며 그곳에서 다른 멸망한 나라들을 만날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앗수르, 메섹, 두발등과 같은 이러한 나라들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들 모두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이웃나라들을 괴롭히고 불의를 행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애굽의 교만도 이와 다르지 않다 라는 것을 본문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C.S.루이스는 ‘순전한 기독교’라는 책에서 ‘교만은 사랑. 지혜. 믿음. 소망. 상식까지도 모두 먹어 치우는 영적 암이다"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만큼 교만이 주는 해악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중대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해 아래 그 어떤 존재도 하나님보다 높아질 수 없습니다. 모든 믿음의 자녀의 대적이라 할 수 있는 사탄도 교만으로 인해 타락한 천사였다는 사실은 교만의 파괴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모두가 교만에 빠지지 않는 겸손한 성도님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겸손은 스스로의 부족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도록 하는 삶의 자세입니다. 그래서 겸손만이 교만에 빠지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신앙의 자세일 것입니다. 오늘 하루 겸손을 통해 하나님과 동행하시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길 축원드립니다. 

-홍기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