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을 한 1세대들은 광야에서 다 죽었습니다. 그리고 2세대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가나안 족속의 땅에 있던 이방문화, 종교에 물들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심판으로 멸망을 당하고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온 유다백성들도 거기에서 바벨론의 우상들을 섬겼던 것 같습니다. 32절에 보면 ”우리가 이방인 곧 여러 나라 족속같이 되어서 목석을 경배하리라“고 했습니다. 

고대 전쟁은 인간과 인간의 전쟁이었지만, 그들이 각자 섬기는 신들의 전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이기면 그들이 믿는 신이 더 파워를 가진 신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니 이스라엘 민족중 일부도 자기 민족을 멸망시킨 바벨론의 신이 하나님보다 더 파워를 가진 신이라 생각하며 그들의 신을 섬긴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그들을 분리해 냅니다. 

37절 ”내가 너희를 막대기 아래로 지나가게 하며“ 이 말씀은 마치 좋은 양과 그렇지 않은 양을 선별하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이것은 양과염소를 구분해 내듯, 포로로 끌려간 사람들 중에서도 그분의 주권적 선택으로 골라내 남은 자들로 만드실 것을 암시해 줍니다. 

39절 ”너희가 내 말을 듣지 아니하려거든 가서 각각 그 우상을 섬기라“ 반어법이죠. 정말 섬기라는 말이 아닙니다. 

40~44절은 유다가 역사적으로 배교하여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배반했지만, 미래에는 하나님이 자신의 주권으로 바빌로니아 포로 공동체 중에서 남은 자를 돌아오게 하시고, 그들과 새 언약을 체결하여 회복시킬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지금 바벨론에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개하고 돌아섰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과 상관없이 하나님은 이런 말씀을 주심으로 하나님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십니다. 

여기에 우리의 소망이 있습니다. 우리가 선하게 살면, 회개하면 거기에 반응해서 어떻게 어떻게 하실 것이라고 하지 않으시고, 이스라엘의 모습과 상관없이 그들을 회복시키실 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 말은 선하게 살 필요가 없다거나, 회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회개, 윤리적 삶 이전에 하나님의 언약이 먼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는 내가 무엇을 해야하나, 말씀을 어떻게 적용(실천)을 해야하는지를 생각하기 전에 그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묵상하며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분은 내가 어떤 것을 해야지만 나를 사랑하는 분이 아니라 나 자체로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