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장은 크게 비유의 말씀(1~10절)과 그 비유를 해석하는 말씀(11~24절)으로 나뉩니다. 3절에 나오는 큰 독수리는 바벨론을 의미합니다. 그 큰 독수리가 레바논에 이르러 백향목 높은 가지를 꺾되 그 가지 끝을 꺾어 장사하는 땅에 이르러 상인의 성읍에 둔다는 것은 주전 597년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유다왕 여호야긴을 사로잡아 바벨론으로 데려간 역사적 사건을 말합니다. 

여기서 장사하는 땅의 히브리어는 “가나안 땅”이라는 뜻의 “에레츠 케나안”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바벨론 땅이 약속의 땅인 가나안 땅이라는 암시를 주고 있습니다. 

느부갓네살 왕은 여호야긴을 사로 잡아가면서 예루살렘 왕족 중의 하나인 시드기야를 유다의 왕으로 세웠습니다. 5~6절에서 땅의 종자가 옥토에 심겨 포도나무가 되었다고 할 때 이 포도나무는 시드기야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느부갓네살은 여호야긴 대신 왕으로 삼은 시드기야와 언약을 맺고 그가 바빌로니아를 의지하며 번성하기를 바랬습니다. 

그런데 이 포도나무는 그 가지와 뿌리를 다른 독수리를 향해 뻗었다고 7~8절에서 말합니다. 여기서 다른 독수리는 애굽(이집트)를 말합니다. 

역사적으로 시드기야는 바벨론에 반기를 들고 기원전 592년에 본격적으로 이집트를 의지하기 시작합니다. 바벨론은 신흥세력이었고, 애굽은 그 역사가 오래 되었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바벨론보다는 애굽을 의지한 것이죠. 

그러자 주전 588~586년에 바벨론이 다시 예루살렘에 와서 완전히 초토화 시킵니다. 그때 남유다는 완전히 멸망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가 21절까지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던져 주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인간 왕이 자기와의 언약을 배반한 나라를 멸했다면, 하나님이 그분과의 언약을 배반한 유다를 멸망시키는 것은 정당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22절부터의 말씀은 이스라엘의 회복에 관한 말씀인데요, 눈에 보이는 혈통적 이스라엘의 종말에 관한 말씀이라기 보다는 장차 종말에 나타날 메시아에 대한 예언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이후 이스라엘의 회복은 페르시아 등장 후 잠깐 있었지만, 주후 2000년까지 나라없이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22절의 ‘연한 가지’에서 ‘연하다’는 히브리어 단어는 “라크”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데요, 이 단어는 마음과 관련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잘 받아들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23절의 말씀은 겨자씨 비유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메시야를 통해 이루어질 하나님나라는 수많은 영혼들이 깃들며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4절은 말씀은 지금 바벨론으로 끌려가서 이 말씀을 듣는 이스라엘 백성에겐 큰 희망을 전해 주었을 겁니다. 그들은 가장 낮은 삶의 자리에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제는 높아질 일만 남아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지금 우리 중에 삶의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분들은 소망을 가지십시오. 그리고 높은 데 계신다면 하나님께서 낮추시기 전에 스스로를 낮추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