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낸 구제헌금을 예루살렘교회에 전달하기 위해 세 명의 사람을 보냅니다. 그 중에 한 명이 디도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두 명은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본문에서 말해주고 있습니다. 

18절을 보시면 ”또 그(디도)와 함께 그 형제를 보내었으니 이 사람은 복음으로써 모든 교회에서 칭찬을 받는 자요“

또한 22절에 보면 또 한 사람이 동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그들과 함께 우리의 한 형제를 보내었노니 우리는 그가 여러 가지 일에 간절한 것을 여러 번 확인하였거니와 이제 그가 너희를 크게 믿으므로 더욱 간절하니라“

그들모두가 다 신뢰할 만하고 검증이 된 사람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 당시의 상황을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지금처럼 은행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송금이 되는 시대가 아니지 않습니까? 사람이 직접 가서 전하지 않으면 전달할 수 없는 시대였습니다. 길을 가다가 강도를 만나기라도 하면 그 귀중한 헌금을 다 잃어버릴 수도 있는 그런 시대였다는 것이죠. 

디도와 두 사람이 얼마나 큰 마음의 부담을 가지고 있었겠습니까?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과 더불어 또 다른 목적을 밝히고 있는데요, 

20절 ”이것을 조심함은 우리가 맡은 이 거액의 연보에 대하여 아무도 우리를 비방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성도 여러분, 돈이 연관되고, 돈에 대한 신뢰가 상실되면 다른 모든 면에 있어서 신뢰가 깨집니다. 바울은 그것을 염려했습니다. 그래서 3사람을 동행시킴으로서 혹여라도 일어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차단한 것이죠.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서 바울은 다시 고백합니다. 

21절 ”이는 우리가 주 앞에서뿐 아니라 사람 앞에서도 선한 일에 조심하려 함이라“

목적도, 과정도 중요하게 여기는 바울의 모습을 봅니다. 

칼빈도 이와 비슷한 주장을 했는데요, 우리가 교회에서 어떤 일을 할 때 사람의 죄성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스스로를 100% 신뢰할 수 없는 존재이기에, 그런 인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런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믿고 알아서 하겠지’라고 방치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건 믿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에 대한 100% 확신은 인간의 교만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일날 교회 재정을 맡은 분들은 혼자 하지 않습니다. 두 분이 같이 하게 합니다. 그리고 재정을 청구할 때도 영수증을 첨부해서 하게 합니다. (형식적이라도)

믿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섬기시는 분들, 본인들을 위해서입니다. 

그러니 형식적으로라도 그런 제도적 절차를 마련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교회 일을 할 때 서로를 신뢰하는 마음을 가지십시오. 그리고 섬기는 손길에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자기 시간과 달란트로 자원함으로 이루어지는 섬김 아니겠습니까? 사람에 대한 작은 말 한마디가 큰 상처를 받게 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마음을 균형있게 가져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신뢰하는 마음을 가지되, 혹여라도 빠질 수 있는 죄에 대한 제도적 방지책을 마련해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