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을 보면 계속해서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근심’이란 단어입니다. 8~11절까지 본문에서 무려 8번이나 나옵니다. 

먼저 8절에서 바울은 자신이 쓴 편지로 인해 고린도 교회 교인들을 근심하게 한 것을 후회했다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자신이 쓴 편지라고 한 것은 고린도 전서를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묵상했지만, 고린도전서에는 고린도 교회 교인들을 책망하는 말씀들이 많이 나오지 나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굉장히 심하게 책망하기도 합니다. 비록 부모의 심정을 가지고 그렇게 하긴 했지만 그것 때문에 편지를 보낸 후 바울은 후회를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린도후서를 쓰고 있는 지금 도리어 기뻐하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9절) 왜 그렇습니까?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보냈던 디도를 통해 그들에 관한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바울의 그 편지를 받고 읽었던 고린도 교인들이 근심하며 회개를 했기 때문입니다. 

11절을 보면 바울의 책망이 고린도 교인들로 하여금, 간절하게 했고, 변증하게 했으면, 분하게 하며, 두렵게 하며, 사모하게, 열심 있게 했다고 나옵니다. 

고린도 교인들은 바울의 말씀을 진심으로 받아들였고, 그것이 이런 회개의 열매를 맺게 한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말합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은 후회할 것이 없는 구원에 이르게 하는 회개를 이루게 하지만 세상 근심은 사망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10절) 

고린도 교인들에게 이런 결과를 가지고 오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겠습니까? 

먼저, 고린도 교인들이 바울의 진심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칭찬의 말은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책망이나 권면의 말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교회 생활할 때도 이것을 유의해야 하는데 어떤 이에게 충고나 권면의 말을 할 때, 나와 그 사람과의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런 신뢰의 관계가 없다고 판단된다면 하지 마십시오. 

두 번째, 고린도 교인들이 바울의 말을 바울 개인의 권면이 아니라 그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었기 때문입니다. 

20세기 최고의 신학자라고 알려진 바르트는 하나님의 말씀을 3가지 차원에서 정의했습니다. 첫째, 말씀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 두 번째, 기록된 말씀인 성경, 세 번 째 선포된 말씀인 설교가 그것입니다. 그만큼 개신교신학에서 설교는 중요합니다.

설교 안에는 우리가 듣기 좋아하고, 듣고 싶은 말씀만 있는 건 아닙니다. 

물론 위로, 격려, 사랑과 권면의 말씀들도 있지만 때론, 책망도 있고, 우리의 마음 밑바닥에 있는 은밀한 죄나 인간적 욕망을 들추어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지차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기호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말씀이 아닙니다. 무슨 말씀이든지 오늘 설교자를 통해 내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설교자 개인의 의견이나 철학, 인생의 지혜가 아니고 오늘 그분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야 합니다. 물론 설교자 또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만을 전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잘 맞을 때, 거기에 하나님의 거룩한 역사가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 교회에도 이런 거룩한 역사가 일어나는 교회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