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당시 고린도 교회 내 공적 예배 가운데 여성들의 머리에 쓰는 예배포 착용을 두고 생긴 문제에 대한 바울의 충고와 권면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가 당시의 고린도 교회 안에 부각 되었겠습니까?

이와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당시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헬라 사회에서는 여성들이 외출을 하거나 공적인 모임에 참석을 할 경우 반드시 머리에 수건을 써야 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여자가 남자의 권위 아래 있다는 표시이며 남성 우월주의 사상이 반영된 당시 사회상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린도 교회에서는 일부 여성들이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근거로 더 이 상 사회적 관습에 속박당하지 않겠다며 공예배 때 머리에 수건을 쓰지 않는 일이 자주 발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의 본문에서는 이에 대한 사도 바울의 권면이 나타나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공적예배에서 여성들이 예배포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이는 교회의 질서를 위해서’라는 점입니다. 3절에서 10절의 말씀이 이에 해당하는 구절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핵심 내용의 요약은 ‘여자의 머리는 남자며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믿음의 공동체에서 규정된 질서이며 그 근거는 하나님의 창조 원리속에 나타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머리에 수건을 쓰는 행위는 귄위에 대한 순종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점도 덧붙이면서 그래서 여성들이 예배가운데 머리에 수건을 쓰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 것입니다. 

요약하면 교회안의 질서는 창조원리를 근거로 정해져 있으며 그것을 인정하는 의미가 머리에 수건을 쓰는 행위하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하는 것은 존재론적 순서로 정해진 질서가 차별과 차등의 의미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더욱이 권위에 대한 무조건적 복종이나 귀속의 관계라는 것도 절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리려 그리스도가 남자로 대표되는 사람을 사랑하듯 남자도 그에게 속한 여자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 교회의 질서에 가장 바탕이 되는 관계성의 본질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도바울이 말한 11절의 ‘주안에서 남자 없이 여자만 있지 아니하고 여자 없이 남자만 있지 아니하니라’라는 말은 남여의 존재론적 중요성과 절대적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자가 머리에 수건을 쓰는 의미는 이러한 관계성 혹은 질서의 인정 혹은 동의일 뿐 당시 사회적으로 인식되었던 종속과 복종의 관계와는 다르다는 점입니다. 

다음으로 사도바울이 여성들에게 예배포를 쓰라고 권면하는 이유는 외부로부터 시작되는 불필요한 오해와 불난을 막기 위함도 있었습니다. 이미 앞에서 언급 드렸듯이 당시의 문화에서는 여성들의 머리에 수건을 쓰도록 하는 전통과 관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어떤 여인이 공공장소에서 머리에 수건을 쓰지 않고 있다면 그 여인은 창기를 의미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여성도들이 교회에서 수건을 쓰지 않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모르는 불신자들로 하여금 교회를 마치 부도덕한 자들의 집합소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반대로 본문의 4절과 같이 남자가 머리에 수건을 쓰게 되면 그것은 곧 자신이 여자나 노예임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교회 공동체를 남녀 사이의 구별이 없는 무질서한 집단, 심지어 동성 연예자들의 모임이나 노예집단으로 오해받도록 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안에서 여인들이 예배포를 쓰는 것은 이러한 부작용들을 막을 수 있는 원천적인 방법이기도 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러한 문제 역시 어제 말씀드린 비본질에 속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세월이 지나고 환경과 문화가 바뀌고 변하면 얼마든지 그 행위가 다르게 해석되고 이해될 수 있는 비본질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오늘의 본문에는 속하지 않았지면 어제 읽은 11장 1절에서 사도바울은 ‘내가 그리스도를 본 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 받는 자가 되라’는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도바울은 무엇을 예수님으로부터 본받았으며 고린도교인들이 자신으로부터 무엇을 본 받길 바라며 이러한 이야기를 했겠습니까? 아마도 본질과 비본질에 대한 삶의 태도, 신앙의 태도가 아니겠습니까?

저와 여러분 모두가 사도바울이 예수님으로부터 본 받은 그 믿음의 모습을 본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본질을 지키기 위한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비본질에는 보다 넓은 시각과 이해를 가지고 복음을 위해 ,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관용과 사랑을 나타내실 수 있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