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우상의 제물을 먹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당시 시장에서 유통되던 대부분의 육류는 이방 신상들에게 제물로 드려진 것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바울은 우상의 제물이라고 해서 못 먹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4절 “우상의 제물을 먹는 일에 대하여는 우리가 우상은 세상에 아무 것도 아니며 또한 하나님은 한 분 밖에 없는 줄 아노라” 

원래 우상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nothing입니다. 인간이 만든 허상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우상에게 주어진 제물이라고 뭔가 더럽게 되거나,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는 거죠. 

제가 어릴적에는 마을마다 고사를 지냈습니다. 아니면 문중에서 제사를 드릴 때도 있습니다. 그때 나누는 떡이나 음식을 께름칙하다고, 어떤 사람은 귀신에게 바쳐진 음식이라고 안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럴 필요 없다는 것이지요. 

이런 면에서 우리가 복음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은 한센병자를 어루만지시며 고쳐 주셨습니다. 당시 모든 사람은 한센병이 저주 받은 병이라고 생각했고, 그들과 접촉하면 그 저주가 자신들에게 전염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반대의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거룩한 것이 속된 것과 접촉하면 거룩한 것이 속되게 바뀐다고 생각했는데 예수님은 그것을 바꾸셨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우상의 제물을 먹어도 상관없고, 안 먹어도 상관없습니다. 그거  먹는다고 어떻게 되는 게 아닙니다. 또한 안 먹는다고 죽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하라, 하지 말라는 게 너무 많았어요. 그것이 미신하고 연관해서. 

문지방에 앉지 마라, 밤에 손톱까지 마라... 물론 어떤 부분에서는 삶의 지혜와 연관된 것들도 있지만, 미신과 연관된 것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기독교가 들어와서 이 모든 것에서 인간을 해방시켰습니다. 우상의 제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상의 제물이라고 해서 못먹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제 막 기독교 신앙을 받아 들인 초신자들이, 먼저 믿은 사람들이 우상의 제물을 먹는 모습을 본다면 실족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음식을 먹는 것은 단지 음식을 먹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들의 문화와 가치관의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연약한 한 생명이 먼저 믿은 자들의 자유 때문에 어려움을 당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죠. 

마치 건강한 사람에겐 바이러스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연약한 어린이나 환자들에겐 큰 영향을 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여기에서도 사랑의 이중계명을 원칙으로 삼습니다. 아직 그 정도의 신앙수준이 되지 못한 신자들이 먹는 문제 때문에 실족한다면, 자신은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13절) 바울 자신은 우상에게 바쳐진 제물이라고 못 먹을 전혀 없지만(먹을 자유), 그것이 믿음의 연약자들을 실족시키게 된다면 자신은 평생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먹지 않을 자유)

바울은 먹고, 안 먹고의 차원을 넘어선 것입니다. 나의 이 행동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원칙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