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에는 결혼문제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결혼문제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오는 고린도 교회의 문제에 대해 바울이 가진 원칙은 하나입니다. 바로 사랑의 이중계명인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입니다. 이 관점에서 바울은 모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결혼에 대해 오늘 본문에서 말하는 바울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결혼을 하는 것도 좋지만 안 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입니다.(38절) 왜냐? 결혼을 하면 세상 일을 염려하며 더 신경 쓰지만, 결혼하지 않은 자는 주의 일을 염려하고 더 신경을 쓰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결혼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좀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바울은 결혼에 대해서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고 말합니다. 즉 결혼하는 것이 죄를 저지르거나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먼저 말합니다. 

당연한 것이겠죠. 결혼이라는 제도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제도입니다. 

다만, 바울 자신이 독신으로 살았고, 주의 일을 하는 가운데에서 더 아름답게 섬길 수 있었기 때문에 결혼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장려하는 것 뿐입니다. 

독신도 어떤 면에서 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신의 은사를 받은 사람들은 결혼하지 않고도 그 삶을 의미 있게, 훨씬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억지로 자신의 의지로 독신을 선택했지만, 그 독신의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허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오히려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분들도 있습니다. 특히 신부들 중에 그래서 성추행 사건이 많이 일어납니다. 가톨릭 지도부에서 그것을 감춰서 그렇지 미국 가톨릭에서도 이런 성범죄가 많이 일어나서 문제가 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 분들은 차라리 결혼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리고 어떤 이들은 결혼을 통해 신앙의 성숙과 성장을 이루어갑니다.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온전히 자기자신을 보여주며, 그 속에서 서로 다른 두 인격체가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연습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아픔과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를 빚어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봅니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좋다 나쁘다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선택의 기준은 어떻게 하면 주를 기쁘시게 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어떤 사람에겐 결혼을 해서 하나님을 더 기쁘시게 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겐 결혼을 하지 않아서 더 아름답고 의미있게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바울이 철저히 복음에 기초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알 수 있습니다. 그에게는 어떠한 것을 할 자유도, 하지 않을 자유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기준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었습니다. 

우리가 진정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고, 사람을 깊이 사랑한다면 무엇을 하든지 상관없습니다. 이것은 자유방임주의가 아닙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자유가 허락되었습니다. 이 자유를 누리시는 성도들 다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