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바울이 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을 보면, 그가 복음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댓가를 치뤘는지 알 수 있습니다. 

9절 “하나님이 사도인 우리를 죽이기로 작정된 자 같이 끄트머리에 두셨으매 우리는 세계 곧 천사와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노라”

10~13절에는 좀 더 구체적인 고난의 역사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는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굶주리고, 목마르며 헐벗고 매맞으며 정처 없이 떠 돌았으며,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비방을 받으며 만물의 찌꺼기 같이 되는듯한 수치를 당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울은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 (16절)고 고린도교인들을 향해 말하고 있습니다. 다른 서신에서 자신을 ‘만삭되지 못한 자’ ‘죄인중의 괴수’라고 고백했던 바울이 여기에서는 어떻게 이런 고백을 하는 것입니까?

그가 도덕적인 면에서 완전한 삶을 살았기에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 보기에 완벽한 삶을 살았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입니까? 조금은 교만한 듯한 뉘앙스의 말씀입니다. 그러면 바울은 왜 이런 말을 했습니까? 

바울이 그 앞 절인 15절에서 어떤 고백을 합니까? 

“일만 스승은 있으되 아버지는 많지 아니하니”라고 말하면서 내가 복음으로써 너희를 낳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좋은 스승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낳은 부모님은 한 분뿐이십니다. 바울에게 있어서 고린도 교인들은 영적인 자식들이었습니다. 지금 바울이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는 것은 바로 그 부모의 심정을 본받으라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무리 못 배웠다고 해도 자식을 향해 이런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왜입니까? 

그 부모만이 그 자식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굶주려도 자식은 먹입니다. 자신은 못 배워도 자식은 어떻게 해서든 교육을 시킵니다. 9~13절까지 그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14절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내가 너희를 부끄럽게 하려고 이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를 내 사랑하는 자녀 같이 권하려 하는 것이라”

바울이 고린도교회 교인들을 얼마나 자식같이 사랑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20절에 보면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 고 말합니다. 

바울이 여기서 말하는 능력은 무엇일까요? 병을 고치고, 믿음의 기적을 행하는 것과 같은 능력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수십년간 교회를 다니며 이 본문을 보았는데 이번에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말씀을 하고 있는 전체 배경은 바로 부모의 심정을 가진 바울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나온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여기서 말하는 능력은 바로 자녀를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희생 할 수 있는 그런 부모의 사랑을 말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고상한 지식을 전하는 스승이라고 해도, 그들은 고린도 교인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희생은 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자신이 낳은 영적인 자녀들을 위해서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바로 그런 부모의 심정을 가졌기에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을 향해 누구보다 당당했던 것입니다. 

저는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나는 우리 교회 성도들을 위해 이런 목회자로 살고 있는지 말입니다. 그러면서 바울과 같은 목회자, 단순히 지식만 전하는 스승이 아니라 그 자녀들을 위해서 자신의 삶을 바칠 수 있는 목자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도 저를 위해서 그렇게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불어서 우리 교회 모든 성도들이 이런 양육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우리교회 성도 그 누군가를 위해 눈물 흘리며 기도해 줄 수 있고, 그 사람의 영혼을 위해 마음을 다해 사랑을 쏟는다면, 그래서 일 년에 한 사람의 성도라도 아름답게 세워지는 역사가 일어난다면 우리 교회는 새로워질 것이고, 여러분의 신앙도 많이 성장하며 성숙할 것입니다. 

제가 우리 교회를 생각하며 가지는 꿈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모든 성도들이 양육자가 되는 것입니다. 한 생명을 낳아서 온갖 정성을 다해 길러 본 사람들은 그 일의 가치와 보람, 기쁨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런 교회, 이런 성도가 될 수 있기를 위해서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