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6절에서 하나님은 사라를 통해 아들을 주실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두루뭉술하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콕찝어서 사라를 통해서 아들을 주실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이런 하나님의 언약을 믿지 못합니다.

아브라함이라는 이름 앞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습니다. 바로 ”믿음의 조상“이란 단어입니다. 하지만 오늘 17장 본문에서는 전혀 그 수식어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봅니다.

이것이 믿음의조상 아브라함의 원래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우리가 아는 그런 믿음의 조상은 아니었습니다. 그의 믿음은 어느 날 갑자기 한번에 완성된 믿음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믿음은 풍랑에 시달리는 조각배처럼 믿음과 불신앙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믿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성장하다가 끝내는 모리야 산에서 완성되는 믿음입니다.

자,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한 이유가 17절에 나옵니다. 바로 자신과 사라의 육체적 한계 때문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어쩌면 지극히 합리적이고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이 놓친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신 말씀의 내용은 아브라함 입장에서 생각하면 지극히 비합리적인 이야기이고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이 놓친 것은 그 말씀을 지금 누가 하고 계시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가 믿지 못한 것은 사실, 말씀의 내용을 믿지 못한 것이라기 보다, 지금 언약을 주시는 하나님을 믿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하나님은 자신을 ‘전능한 하나님’으로 소개했습니다. 멜기세덱을 만났을 때, 그가 어떻게 고백했습니까? ”천지의 주재“라고 고백하지 않았습니까? 이 천지만물의 주인이심을 고백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100세, 90세가 되었다고 해도 새로운 생명을 주실 수 없겠습니까? 그런데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지 못한 것이죠.

그래서 아내인 사라에게 이 말을 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 다음 장인 18장을 보면 사라는 그녀의 집을 찾아온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나누는 대화를 장막 안에서 들으면서, 특별히 그녀가 아이를 갖게 될 것이란 소식응 들으면서 그전에 그 소식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처럼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확실한 증거는 다음 장에서 하나님이 사랑의 불신을 꾸짖을 때 사라를 꾸짖지 않고 아브라함을 꾸짖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18:13~14)

여러분! 이게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모습이었습니다. 그가 원래부터 우리가 아는 믿음의 조상은 아니었습니다.

두 번 째,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지 못한 이유중 또 하나는 이스마엘에 대한 애착 때문이었습니다. 이스마엘에 대한 애착이 사라의 임신 소식을 믿는 데 큰 장애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라를 통해 아들을 주실 것이라는 약속을 주셨지만 아브라함은 18절에서 이스마엘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자 19, 21절에서 이삭이란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그과 언약을 세우리라는 말씀을 똑같이 두 번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20절에 이스마엘에 대한 약속도 하십니다. 아브라함이 이스마엘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차 있어서, 그도 축복해 주겠다고 하신 것이죠.

이처럼 자기 애착에 사로잡히면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없고 그래서 그 말씀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아이들 교육, 건강, 주식투자, 승진, 출세, 성공...

그런 것들로 내 마음이 사로잡혀 있으면 하나님이 들어가서 역사할 틈이 없습니다.

오늘 주님은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통해 그분께 집중하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